[독서노트]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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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링크는 또 PC에서 누르면 작동을 안하네……열받아.

아무튼 밀리의 서재 구독하면서 제일 먼저 본 책이 이것. 이유는 뭐, 글 쓸 때 묘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사실 글러의 주된 책 읽는 동기 아닐까 싶지만.

책 소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책의 주인공은 에밀리라는 여성이 거의 생면부지 수준으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할아버지 다이조 씨의 집으로 도망치듯 살던 곳에서 떠난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참고로 이 책은 1인칭으로 진행되는데, 일본의 호칭 특징 상 ‘할아버지’ 는 화자 에밀리에게는 내내 할아버지, 주변 사람에게는 다이조 씨, 라고만 불리기 때문에 이름을 알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내내 ‘에밀리’ 라고만 호칭되는 에밀리의 성도 알 수가 없다. 둘의 관계는 에밀리의 어머니의 아버지인 할아버지와 에밀리의 어머니의 딸인 에밀리이기 때문에 성이 같을 수도 없다. 뭐 중요한 건 아니지만.

여하간 이 에밀리는 최근에 극히 좋지 않은 사건을 겪었다. 살던 곳에서 도망치듯 떠난다고 하는 점에서 드러나는 것이지만. 한술 더 떠 직장 동료 사야라는 사람에게서 원하지 않는 말까지 듣고 잔뜩 의기소침해 있다.

여차저차 귀향길에 오르는 기차 안, 에밀리는 화목해보이는 가족과 스몰토크를 하다가 점점 초라한 자기 가족 생각만 떠올라서 아무렇게나 둘러대면서 좌절감까지 맛본다.

잠깐 대화가 끊겼다가 같이 타게 된 가족 중 여자아이가 에밀리에게 초콜릿을 주겠다고 말을 다시 걸어온다. 초콜릿은 알록달록 색이 입혀진 코팅 초콜릿들이었는데 하나하나 모아보니 무지개색 같다며 아이가 좋아한다. 그러다 한꺼번에 먹으면 무슨 맛이 날까? 하는 아이의 질문에 에밀리는 속으로 까만색이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아이의 아버지는 무지개맛이 날 거라고 한다. 아이는 그 대답에 몹시 만족해하며 한꺼번에 먹을 거라고 좋아하다 이내 무지개색에 속하지 않는 갈색 초콜릿을 보고 난감해한다. 그걸 본 에밀리는 갈색에 자기를 이입했는지, 남겨진 갈색 초콜릿에 대해 미련을 놓지 못한다.

그렇게 역에서 내리고, 에밀리는 가족을 떠올리며 회상을 한다. 애정결핍을 느끼게 하는 가정에서 살게 되면 으레 겪는 일일 거 같다. 나도 조금만 잘해주면 금세 뭐든 잘해줄 것처럼 다 내어주고 그러다가 서로 질려하고 그러는 거 생각하니까 조끔 슬퍼졌다.

마침내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에밀리. 그러나 할아버지가 기르는 강아지 고로가 예기치 않게 놀라게 하면서 그만 넘어지고 만다. 손에는 이혼하기 전에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겨준 우쿨렐레를 들고 있었는데 그것을 그만 놓치면서 망가뜨리고 만다. 어쩔 수 없지, 하고 짐이 정리된 방에 들어가서 가져온 짐도 내려놓고 수리비를 찾아본다. 무려 원래 일했을 때 받았던 1달치 월급 15만 엔. 설상가상 날은 덥고, 에어컨도 없고, 매미는 시끄럽게 울어댄다. 안되는 날에는 되는 게 없다며 에밀리는 방에 누워버린다.

그렇게 쉬고 있다보니 할아버지가 낚시하러 외출하는 때가 되어, 얼떨결에 에밀리도 같이 따라 나선다. 할아버지는 이제 생선 요리는 좋아하느냐고 물어보고 에밀리는 그렇다고 답한다. 할아버지는 익숙하게 낚싯대를 드리우면서 에밀리에게도 낚시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둘은 쏨뱅이를 저녁거리로 충분할 만큼 낚은 뒤 집에 돌아간다. 에밀리가 씻고 나오는 동안 할아버지는 잡아온 쏨뱅이를 다채롭게 요리한 상으로 에밀리를 맞이한다.

그 뒤로는 에밀리가 먹어본 음식을 극찬하는 장면이 주우욱 이어지는데, 가정식이다보니 정말 표현이 맛있게 느껴졌다. 사실 아직도 요리 묘사는 글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이거저거 먹어본 것도 별로 안되기도 하고, 비염도 있다보니까 맛의 표현에 한계가 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남이 쓴 걸 이래저래 읽어보고 뭔가 이렇구나 저렇구나, 하고만 있다. 흑흑.

아주 어릴 때 엄마 따라 와본 할아버지 집에 막연한 기억만 갖고 있던 에밀리는 할아버지의 따듯한 밥 한 끼에 낯설어 하는 감정도 사르르 녹아 어느새 할아버지와 친근함을 느끼는 것으로 1장이 끝이 난다.

으악 너무 길어!! 2장은 나중에 쓰고 싶을 때……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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