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은 괜찮았다.  둘째 날은 그럴 일이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셋째 날은 글쎄.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주일쯤 되는 날에는…

 백 번 양보해서. 은은한 커튼 뒤로 비치는 햇빛을 등지고 멍하게 앉아있는 시간은 필라스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아퀼라의 말마따나. 하지만 그것…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적막한 미로 한중간에서, 필라스는 고요하게 떠다니고 있었다. 바깥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더는 그의 관심을 끌 수…